208초, 하늘에서 강까지
2009년 1월 15일, 뉴욕 상공에서 벌어진 단 208초의 사건은 이후 세계 항공 역사에서 가장 널리 회자되는 이야기가 되었다. 두 개의 엔진이 모두 멈춘 대형 여객기가 활주로가 아니라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강 위에 내려앉았고, 그 안에 타고 있던 155명은 단 한 명도 목숨을 잃지 않았다. 사고 발생부터 강물에 닿기까지 걸린 시간은 정확히 208초, 다시 말해 3분 28초에 불과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조종석 안에서는 인간이 내릴 수 있는 가장 어려운 결정 가운데 하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 글은 그 208초를 초 단위로 되짚어 보려 한다.

평범하게 시작된 오후의 비행
US 에어웨이즈 1549편은 그날 오후 3시 25분,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이륙했다. 목적지는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샬럿이었고, 국내선 항공편으로서는 지극히 평범한 노선이었다. 기내에는 승객 150명과 승무원 5명, 모두 155명이 타고 있었다. 겨울 오후의 하늘은 맑았고, 어느 누구도 몇 분 뒤에 벌어질 일을 예상하지 못했다. 이륙은 순조로웠고 비행기는 정상적으로 상승하고 있었다. 승객들은 저마다의 일상을 안고 좌석에 몸을 기댔다. 출장을 가는 사람, 가족을 만나러 가는 사람, 휴가를 떠나는 사람이 한 기체 안에 뒤섞여 있었다. 이 모든 평온함이 산산이 부서지기까지는 채 2분도 걸리지 않았다.
하늘을 뒤덮은 기러기 떼
이륙한 지 1분 남짓, 고도가 900미터를 막 넘어서던 순간이었다. 조종석 정면 유리를 새까맣게 뒤덮은 것은 거대한 캐나다기러기 떼였다. 한 마리에 4킬로그램이 넘는 커다란 새들이 시속 수백 킬로미터로 날던 여객기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커다란 충돌음이 기내를 울렸고, 곧이어 두 개의 엔진이 거의 동시에 힘을 잃기 시작했다. 조류 충돌은 항공기에 드물지 않은 사고지만, 양쪽 엔진이 동시에 완전히 정지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었다. 여객기는 순식간에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모두 잃고 말았다.

조종간을 잡은 42년의 베테랑
그 순간 조종간을 잡고 있던 사람은 58세의 기장, 체슬리 설렌버거였다. 사람들에게 설리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그는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으로, 42년 동안 하늘을 날아온 베테랑이었다. 그의 비행 시간은 1만 9천 시간을 훌쩍 넘었고, 그는 항공 안전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옆자리에 앉은 부기장 제프 스카일스는 이 기종을 몰기 시작한 지 며칠밖에 되지 않은 상태였고, 두 사람은 그날 처음으로 같은 조종석에 앉은 사이였다. 서로를 깊이 알지도 못하던 두 조종사가, 불과 몇 분 뒤 155명의 목숨을 함께 짊어지게 되리라고는 누구도 알지 못했다.

동력을 완전히 잃은 여객기
엔진이 새를 빨아들이는 순간, 조종석에는 무언가 타는 냄새가 스며들었다. 부기장은 정면을 가득 메운 새 떼를 보며 소리쳤다. 다음 순간, 익숙하던 엔진의 굉음이 거짓말처럼 잦아들었다. 두 개의 엔진이 모두 추력을 잃으면서, 여객기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힘이 없는 거대한 활공기가 되어 버렸다. 설렌버거는 즉시 조종간을 넘겨받았고, 스카일스는 엔진을 재시동하기 위한 절차를 빠르게 밟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손상된 엔진은 되살아나지 않았다. 고도는 무섭게 떨어지고 있었고, 발밑에는 800만 명이 살아가는 도시 뉴욕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숫자가 가리킨 냉정한 결론
훗날 미국 교통안전위원회의 사고 조사 기록은 그 짧은 순간을 초 단위로 남겨 두었다. 새와 충돌한 시각부터 강물에 닿기까지 걸린 시간은 정확히 208초였다. 충돌 당시 고도는 겨우 850미터 남짓으로, 공항으로 회항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낮은 높이였다. 지상 관제소는 라과디아와 인근 테터보로 공항의 활주로를 급하게 제안했지만, 동력을 잃은 여객기가 활공만으로 닿을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고도, 속도, 거리를 아무리 계산해도 결론은 하나였다. 안전하게 내려앉을 수 있는 곳은 오직 도심을 가로지르는 넓은 강뿐이었다.
허드슨강으로 간다
관제사는 다시 라과디아로 돌아오라고 다급하게 외쳤다. 그러나 설렌버거의 대답은 짧고 단호했다. 그는 허드슨강에 내려가겠다고 통보했다. 관제사는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강 위에 대형 여객기를 착륙시킨다는 것은 항공 역사에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는 무모에 가까운 시도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장의 목소리에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것은 이미 모든 계산을 끝낸 사람의 목소리였다. 이 결정은 나중에 여러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되었는데, 사고 직후 즉시 강으로 향한 판단만이 전원 생존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음이 드러났다.

객실 안의 155명
객실 안의 승객들은 창밖으로 점점 가까워지는 강물을 보며 얼어붙었다. 착륙 직전, 기장의 목소리가 기내 방송으로 흘러나와 충격에 대비하라고 알렸다. 승무원들은 한목소리로 자세를 낮추고 머리를 숙이라고 외쳤다. 승객들은 앞좌석에 몸을 웅크린 채 그 짧은 몇 초를 견뎌 냈다. 훗날 한 생존자는 살아서 다시 가족을 안을 수 있으리라고는 감히 기대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비행기가 물에 닿는 충격은 거대한 벽에 부딪히는 것 같았지만, 놀랍게도 기체는 부서지지 않고 강물 위에 온전히 떠 있었다.

세 갈래의 선택과 그 계산
설렌버거 앞에는 사실상 세 갈래의 길이 놓여 있었다. 첫 번째는 이륙했던 라과디아 공항으로 되돌아가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인근 테터보로 공항으로 방향을 트는 것이었다. 두 곳 모두 활주로가 있는 안전한 선택처럼 보였지만, 고도와 속도를 냉정하게 계산하면 어느 공항도 동력 없는 활공만으로는 닿을 수 없었다. 만약 무리하게 도시를 향해 날았다면 빌딩이 빽빽한 시가지 한복판에 추락할 위험이 있었다. 반대로 강은 길고 평평하며, 지상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단 하나의 활주로였다. 기장은 가장 위험해 보이던 선택이 사실은 가장 안전한 길임을 짧은 순간에 알아차렸다.

강물 위의 사투
강물 위에 내려앉은 뒤에도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조종사들은 기수를 살짝 든 채 기체를 수평으로 유지하며 물에 닿았고, 이 절묘한 자세 덕분에 비행기는 두 동강 나지 않고 온전히 떠 있을 수 있었다. 승무원들은 곧바로 비상 탈출을 지휘하며 승객들을 날개 위로 내보냈다. 1월의 강물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사람들은 좁은 날개 위에 서서 구조를 기다렸다. 근처를 지나던 여객선들이 불과 몇 분 만에 달려와 승객들을 건져 올렸다. 설렌버거는 모두가 빠져나갔는지 확인하기 위해 물이 차오르는 객실을 두 번이나 걸어 다녔고, 그는 마지막으로 비행기를 떠난 사람이었다.

24분의 구조와 그 이후
결과는 기적이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탑승자 155명 전원이 살아남았고, 사망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물에 내려앉은 뒤 마지막 승객이 구조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겨우 24분에 불과했으며, 크게 다친 사람은 다섯 명뿐이었다. 훗날 사람들은 이 사건을 허드슨강의 기적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정작 설렌버거 본인은 그것을 기적이 아니라, 오랜 훈련과 준비가 만들어 낸 당연한 결과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의 침착함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42년이라는 세월 동안 매일같이 쌓아 온 것이었다.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온 하루
단 208초 동안, 두 조종사는 155개의 삶을 강물 위에 안전하게 내려놓았다. 설렌버거는 훗날 자신이 42년 동안 쌓아 온 모든 경험을 그 3분 남짓한 시간에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이 오래도록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이유는 단순히 극적인 생존극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운명의 결정적 순간이 오래 준비해 온 사람에게만 조용히 기회를 내준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그 208초를 위해, 오늘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만하다.
사건이 남긴 것
허드슨강의 기적은 이후 항공 안전 훈련과 조류 충돌 대응 절차에 큰 영향을 미쳤다. 조종사들의 판단과 승무원들의 신속한 대응, 그리고 인근 여객선들의 즉각적인 구조가 하나로 맞물린 이 사건은, 위기 상황에서 인간의 준비와 협력이 어떤 결과를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교과서적인 사례로 남았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 208초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가장 위험해 보이는 선택이 사실은 가장 안전한 길이었음을 알아본 한 사람의 침착함이 있다.